김영인
노트

부끄러워도 글쓰기

나는 겁이 많다. 특히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글로 전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일기를 안 썼다. 편지 쓰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 딸을 보면 겁이 많다. 내가 보기에 겁내지 않아도 될 텐데,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 겁을 내고 부끄러워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 많이 대입한다.

내가 글을 잘 남기지 않는 이유에는 귀찮음도 있다. 꾸준히 뭔가를 남기고 관리하는 게 성향상 힘들다. 규칙 만들기는 좋아하지만 규칙을 다 만들면 흥미가 떨어진다. 그래서 노트 작성 방법만 만들고 정작 노트하지 않는다. 규칙을 다 지키기 힘들기도 하고 귀찮으니까.

딸을 보면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조금 덜 느끼게 되었고, AI 덕분에 노트 관리에서 해방되니 점점 글 쓰는 양이 늘어난다. 떠다니는 생각들, 넓게 펼쳐놓은 생각들을 대충 던져주면 정리가 된다. 생각만 많이 하는 사람이 글쓰기 참 좋은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