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인
월간 회고3부

2026년 4월 회고

4월에 남긴 메모를 한두 줄씩 돌아본다.

  • 텍스트 위주의 챗봇형 에이전트가 어느 순간 답답해졌다. 터미널에서 코딩만 할 때는 몰랐는데, 여러 에이전트로 일을 자동화하고 서로 주고받게 하면서 텍스트 UI의 한계가 보였다. 아이언맨의 자비스는 마크다운으로 답하지 않는다.
  • 오픈소스 에이전트가 쏟아지고 클로드 코드 소스가 유출되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프론티어 기업의 해자에도 균열이 가고 있다. 작년 말부터는 새 모델보다 하네스에서 더 큰 성능 차이를 느끼고, 모델은 올 초 수준에 머물러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해지듯, 회사를 나온 개발자들은 에이전트를 더 싸고 쉽게 돌리는 생태계를 만들 거다.
  • 기능은 결국 상향 평준화된다. 그러면 질문도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에서 어떤 존재를 만들지로 옮겨 간다. 캐릭터 IP를 에이전트로 옮기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 CS50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위한 구조가 놀랍도록 깔끔했다. 핵심은 낯선 문제를 어떤 단위로 쪼개고 어떤 순서로 이해할지에 있다.
  • 세미나 연사로 나서면서 커뮤니티의 힘을 생각했다. 혼자서는 힘든 일도 커뮤니티와 함께라면 할 수 있다. 내 생각을 자꾸 밖에서 말하고 연결해야 시야도 넓어지고 기회도 열린다. 몇 년째 이어진 대구 AI 모임도 오픈클로 이후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다시 모이고 있다.
  • AGI가 와도 대구에서 서울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이라는 물리적 제약은 남는다. 그렇다면 지역 자체에도 기회가 있지 않을까. 다만 로컬리티는 당위로 말하기보다, 동네의 결을 아는 대구 택시 기사처럼 지역 맥락을 가진 에이전트가 무엇을 더 잘하는지로 보여줘야 한다.
  • 새 기획을 팀에 이해시키려고 긴 글을 다듬었다. PPT는 설명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하지만, 글은 각자 속도로 읽을 수 있다.
  • 피드가 "이거 모르면 망합니다" 같은 AI로 만든 후킹 글로 가득 차면서 피로해졌다. 그래서 긱뉴스와 믿을 만한 몇몇 크리에이터에 정착했고, 그러다 RSS에 눈이 갔다.
  • AI로 일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설득이 필요한 일에는 사람이 섬세하게 다듬어야 한다. 대량으로 뿌리고 살아남는 것을 고르는 방식도 통하지만, 그만큼 AI slop을 만든다. 둘 다 적절한 곳에 쓰되, 내가 만드는 slop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AI slop 시대의 두 가지 작업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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